아마 백합 나무라는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나무는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산골에 온 지 8년 만인 작년에야 백합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꽃도 안 피는 나무에 꽃 이름이 붙어있으니 필경 꽃은 필터인데
암수가 있어 산골 집 목백합은 수놈인가 보다고 지레 포기하려고 하는 작년 즈음
떡하고 노란 튤립 같은 꽃을 피워준 것은 고마운 일이나 엄청 큰 나무에 꽃이라고는 달랑 몇 개 달려있으니
목 빠지게 올려다봐야 할 정도였는데
다행히 올해는 곁에서 볼 수 있도록 늘어진 가지에도 목백합이 피었습니다
아무 데서나 쉽게 보이지 않는 거대한 나무의 목백합을 자연이 만든 정원에서 즐길 수 있으니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입에 달고 살아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꽃만 놓고 보면 참 이쁘고 아름다운데 며칠도 안 가는 꽃이라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큰 나무에 꽃 색깔이 연한 녹색과 노란색을 띠고 있어 잎과 비슷하여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어 궁금해하니 나무가 20여 년 정도 되어서야
꽃을 피운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세상 모든 나무들은 떡잎만 지면 꽃이 피는 종류들이 다수인데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그만큼 오랜 시간을 공들여 피워낸 목백합 꽃의 생명이 너무 짧다는 것이 아쉽지만
목백합 나름의 살아내는 방법인가 하여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람이 철이 드는 시기와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스무살이라
하니 목백합이야말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세월 만큼에 꽃이 피는 걸 보면 가장 인간적인, 가장 사람을 닮은 꽃이
목백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