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포피[학명: Papaver rhoeas L.]는 양귀비과의 2년생 초본이다. 개양귀비(Papaver orientale), 꽃양귀비(corn-poppy), 물감양귀비, 애기아편꽃, 큰양귀비(P. orientale), 귀앵조(鬼罂粟)라고도 한다. 꽃양귀비 하면 먼저 아름다움이 떠오른다. 옛 중국미인에 견줄만큼 꽃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양귀비는 아편을 추출하는 약용식물로 더 알려져 있지만 화훼용(California poppy로부터 유래된 종류가 많음) 양귀비도 이젠 식물원 같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꽃양귀비도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꽃은 대부분 화려한 색깔이 많다. 화단에 여러가지 색들을 섞어 심어두면 여름 개화기 동안에 참으로 장관이다. 여름이면 과학원 야생화동산에 연약한 꽃대가 흐느적거리고 수많은 벌이나 곤충들이 오가는 장면이 연상된다. 줄기, 잎에는 거친 털이 있으며, 선홍(鮮紅), 담홍(淡紅), 백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꽃말은 위안이다.
「옷을 보니 구름이요, 얼굴 보니 꽃이로세/봄바람은 난간을 스치고 이슬은 더없이 영롱하네 군옥산 산마루에서나 볼 선녀가 아니라면/요대의 달빛 아래서나 만날 선녀임이 분명하네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若非群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 ‘청평조(淸平調)’, (이백 李白)
이백이 당 현종 앞에 불려와 지었다는 양귀비 찬가다. 오색영롱한 구름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다운 의상, 농염한 모란에 비길 만한 어여쁜 얼굴. ‘이 봄날 정자 난간에 기대어 꽃구경하는 귀비, 그대는 분명 군옥산이나 요대에 산다는 전설 속의 그 선녀일 테지요?’라 묻는 이백 특유의 도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다.
어느 늦은 봄, 모란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황제는 양귀비를 대동하고 황궁의 침향정(沈香亭)으로 행차했다. 궁중 가무를 담당하는 이원제자(梨園弟子)들의 공연이 막 시작될 즈음, 황제가 당대의 명창 이구년(李龜年)에게 말했다. “오늘은 귀비와 함께 진귀한 꽃을 감상하는 자리이거늘 어찌 옛 가락만 들을 수 있겠는가?” 황제는 이백을 불러들이라고 했다. 이구년은 황급히 장안 곳곳을 누비다 마침 주점에 곯아떨어져 있는 이백을 찾아냈다. 원래 궁궐 안에서는 누구든 말에서 내려야 했지만 다급했던 이구년은 그를 말에 태운 채 침향정으로 직행했다. 거나하게 취한 채 황제 앞에 불려온 이백이 화들짝 놀라 깨자, 황제가 명했다. “마침 작약(모란)이 만개해 귀비와 함께 완상하러 나왔으니 시 한 수를 지어보라.”
취기가 오를수록 한결 더 시흥이 살아나는 이백이었으니 새삼스레 당황할 것도 없었다. 그가 모란과 귀비를 번갈아 보면서 즉흥적으로 읊어댄 가락이 청평조 3수, 그중 제1수가 바로 위의 시다. 호탕한 기질을 가진 시인이 어떻게 이런 낯간지러운 찬사를 쏟아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현종과 귀비 모두 이 시에 크게 흡족해했다고 전해진다.
원줄기는 높이 40~80cm 정도이고 곧추서며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어긋나는 잎은 우상으로 갈라지고 열편은 선상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3~6월에 1개씩 피는 붉은색, 흰색, 노란색 등 여러색으로 꽃이 피는 종, 겹꽃종, 반겹꽃 종들은 흔히 원예용으로 쓰인다. 피기 전에는 밑을 향하고 필 때는 위를 향한다. 삭과는 길이 1cm 정도의 넓은 도란형이고 털이 없다. ‘양귀비’와 달리 전체에 퍼진 털이 있고 잎은 우상으로 분열하며 그 기부가 줄기를 둘러싸지 않는다. 씨는 그물 모양 무늬가 있다. 양귀비속에 속하는 약 50종 정도가 매혹적인 꽃이나 갈라진 잎을 보기 위해 재배되고 있다.
중동이 원산지인 오리엔탈포피(P. orientale)는 키가 1.2m 정도이고 수명이 긴 다년생 식물로, 지름이 15.2㎝인 주홍색·연어살색·분홍색·흰색·붉은색의 꽃이 핀다. 흰색과 붉은색 또는 흰색과 분홍색 꽃을 피우는 셜리양귀비(Shirley poppy)는 개양귀비(P.rhoeas)를 개량한 1년생 변종이다. 북아메리카 북극지방에서 자라는 파파베르 누디카울레(P.nudicaule)는 수명이 짧은 다년생 식물로, 키가 30㎝ 정도이며 흰색·오렌지색·붉은색 또는 두 색이 가미된 꽃이 피는데 향기가 나며 지름이 7.6㎝ 정도이다.
파파베르 파보니눔(P. pavoninum)은 키가 30㎝ 정도인 1년생 식물로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이며, 짙은 점이 찍힌 지름 2.5㎝의 주홍색 꽃이 핀다. 양귀비과는 북아메리카 서부에 많이 서식하는데 특히 캘리포니아에는 약 20종의 자생종이 있다. 이중 가장 잘 알려진 종은 금영화로 오렌지색의 화려한 꽃이 피는 1년생 식물이며 정원에 널리 심고 있고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에 널리 귀화식물로 자라고 있다.
양귀비과에 속하는 또다른 원예종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롬네이아 코울테리(Romneya coulteri)는 북아메리카 남서부지방이 원산지이고 지름이 15.2㎝인 향기로운 흰 꽃이 피며 키가 2.4m인 다년생 초본이다. 동양에서 자라는 마클레아이아속 식물은 이상하게 갈라진 큰 잎과 키가 2m 정도인 수상(穗狀)꽃차례를 보기 위해 재배하고 있다.
스틸로메콘 헤테로필라(Stylomecon heterophylla)는 북아메리카 서부에서 자라며 중앙이 자주색인 붉은 벽돌색 꽃이 피는 1년생 식물이다. 메코놉시스속에는 웰시포피(Welsh poppy)가 포함된다.
본 종과 비교하여 두메양귀비(학명: P. radicatum var. pseudoradicatum (Kitag.) Kitag.].)는 전체에 털이 없고, 잎은 깊이 갈라지지 않으며 밑부분이 줄기를 감싸므로 구분된다.
생약명(生藥銘)은 금피화(錦被花), 여춘화(麗春花), 우미인초(虞美人草)이다. 경련, 구토, 위장염, 이질, 장염, 장위카타르, 지사, 지음증, 진경, 진통, 진해, 최면제, 탄산토산, 하리, 해수, 호흡곤란 등에 처방한다. 본종은 개인이 한 포기도 재비할 수 없다. 아편에서는 모르핀, 헤로인, 코데인, 파파베린을 얻을 수 있는데, 소아시아가 원산지인 양귀비(Papaver somniferum)의 삭과에 들어 있는 유즙으로 만들어진다. 양귀비는 1년생 식물로 키가 1~5m에 이르고, 너비가 12.7㎝ 정도인 청자색 또는 흰색의 꽃이 피며, 갈라지거나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잎은 회녹색이다.
* 한국의 자원식물. 꽃을 회전시켜 바람을 피하는 꽃, 두메양귀비[罌粟]:
http://cafe.daum.net/201s/AYJ5/4329?svc=cafeapi
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는 씨를 얻기 위해 재배하기도 하는데,
이 씨는 빵의 양념이나 기름 또는 새모이로도 쓰인다.
[참고문헌:《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Daum, Naver 지식백과》
/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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