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 기준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blog.naver.com/changss0312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해지면서부터 사람들은 정신건강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경제부흥을 이루고자 과도한 경쟁에
내몰렸던 탓에 국민 전체가 정신건강 면에서 나빠진 탓도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이든 많은 사람이 정신건강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정작 정신건강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고통을 수반하는 신체적 불건강은 즉시 알아차릴 수 있는데 반하여,
정신적 불건강은 점진적인데다 그 폐해가 전방위적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본인이 그 폐해에 적응된 나머지 으레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정신건강을 다룬다고 하는 나도 그것을 매번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정신적 불건강에 대하여 어떨 때는 얼마나 잘 삐치느냐와 비례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대화가 잘 되는지 아닌지로
가늠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학문적으로 논할 때는 정서적 성숙의 정도,
감정의 결여가 없음, 현실 왜곡이 없음을 그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엊그제는 또 다른 식으로 말했다.
어떤 내담자가 상담에서 이러한 내용을 들려주었다. 독서 모임에
나가는데, 회원의 대다수가 육아 문제로 직장생활을 접은 부인들이라고 하였다.
그들 중 한 사람이 괜찮아 보여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그런데 그 언니라는 사람이 얼마 전 독서 모임에서 논평을 하는데
어찌나 기기묘묘하게 후벼 파던지, 그만 질리고 말았단다. ‘아니,
어쩌자고 저토록 비판적이지?’ 하는 의문과 함께 정 이 떨어지더라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퍼뜩 알아들은 나는 웃었다. 기회만 있으면 잘난
척하려 드는 게 중생이라고, 그 언니라는 사람도 자신의 잘났음을
과시하기 위해 그렇게 혹평을 가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리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게 내담자가 물었다.
“선생님, 그 언니는 도대체 왜 그렇게 비판적으로 구는 것일까요?”
“자기가 그만큼 똑똑하다는 것을 내보이고 싶었나 보지요.”
“아, 그런 것 같네요.”
내담자는 이해가 간다는 식으로 동조하다가 다시금 정색하며 내게 물었다.
“대체 어떤 심리에서 그토록 자기를 과시하려 드는 것일까요?”
“글쎄요. 뭔가 허하니까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서 그렇게 채우는 것 아닐까요?”
“그래도 그 언니는 다른 부인들처럼 그렇게 나대는 것 같지 않아 호감을 느꼈었는데….”
“지적인 게 받쳐주는 사람은 물품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형의
것으로 자기를 돋보이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뭔가를
만드는 재능을 지녔으면 예술 방면에서 욕심을 부릴 테고.”
내담자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다시금 건강과 불건강의
차이를 가르는 게 무엇일까 하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사회성의
여부’로 그것을 가름해보았다. 사회성이 강한 사람, 즉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은 그때그때 속을 채우는 연유로 굳이 자기를
돋보이려 애쓰지 않는다고 본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소원한 사람은 그만큼 외롭거나 허할 테고,
그러면 그것을 보완하고자 자기도 모르게 메우는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그 방식은 각자의 성향이나 여건 또는 수준에 따라 달리 하는 것 같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먹는 것을 채택하기도 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사치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니면 그 언니라는
사람처럼 자신있는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려고 안간힘을 쓰는 식으로 표출할 것이다.
다시 한번,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로서 친애 욕구를 충족시켜야 살맛을 느끼는 까닭이다.
그러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궤도이탈을 하듯 이상한 짓을 하는 것 같다.
\ 쉽사리 삐치기도 하고, 대화에서 상호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정서를 표출하는 등으로 말이다.
결국 모든 부자연스러움의 근원은 부모나 가족과의 애착 관계의
부실에서 비롯한 사회성 여부로 돌릴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헛헛해지면
그만큼 엉뚱한 짓을 하고 마는 우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형편없이 약한 존재가 바로 우리 사람들이지 싶다.
그래서 딱하게 여겨지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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